나 홀로 제주도 여행 후기

나 홀로 제주도 여행 후기
나 홀로 제주도 여행 후기

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떠났고 처음으로 제주도에 가봤어요. 아름답다더니 정말 아름다웠어요. 우리나라의 최고 여행지답게 깨끗하고 볼거리도 많고 친절하였습니다. 아직 다녀오지 않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원래 2박 3일을 계획했는데 배탈이 나고 명절이 끼어 일정을 일주일 미루어 다녀왔습니다. 가슴이 벅차오르고 설레었지요. (여행의 즐거움이 아닐까요??) 공항에 내려 미리 예약한 렌터카를 타고 여행을 시작합니다. 공항에서 가까운 곳을 둘러볼까 해서 지도를 펼쳐보니 용두암이 있더군요. 승천하려던 용이 하늘로 가지 못하고 돌이 되었다고 해요. 입을 열고 오르려는 형상이더군요. 시퍼런 바다와 너무 잘 어울렸지요. 관광객이 엄청 많아요. 그날은 특히 중국분들이 많더군요. 사진을 한 장 찍어달라 부탁드렸지요. 사진을 열심히 찍고 나오는 길에 근처 가게에서 감귤 한 봉지와 제주에서 만든 백년초 초콜릿을 한 상자 사서 나와 혼자 오물거리며 다녔어요. 육지에서도 먹는 제주 감귤이지만 그곳에서 먹으니 느낌이 달랐습니다. 근처에 있는 또 다른 관광지 < 제주 민속 박물관>에 잠시 들렀어요. 학창 시절, 소풍 가면 박물관에 가곤 했는데 재미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어른이 되어 찾은 박물관은 달랐죠. 씐 글도 열심히 읽어보고 느끼고 비수기라 그런지 조용해서 또 좋았죠.

김녕해수욕장

그리고 김녕해수욕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중간에 <만장굴>에 들렀어요. 과거 화산이 폭발하면서 흘러내린 용암이 약한 지대 밑으로 들어가 땅 속으로 흘러들어 갔는데 그로 인해 생긴 굴이지요. 많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만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 유산이래요. '내가 서있는 이곳으로 용암이 흘러갔구나..'하고 걸었어요. 구경이 끝나고 다시 차를 몰아 <김녕 해수욕장>을 찾아갔습니다. 깜짝 놀랐죠. 어쩜 그리 바다가 예쁘던지, 에메랄드 빛이 끝도 없이 보이는 바다였습니다. (전 수평선을 처음 봤어요)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를 보고 너무 감동을 받았어요. 해변의 모래는 꼭 설탕가루 같았어요. 어그부츠를 신고 갔는데 발이 푹푹 빠질 정도였죠. 밥때가 지나 배가 고팠죠. 해수욕장 근처에 횟집이 많지만 혼자 먹기에 양이 많을 것 같아 자장면으로 대신하고 다시 차에 올랐어요. 제주도의 좋은 점은 게스트하우스가 많아요. 혼자 여행하시는 분들에게 정말 딱! 좋은 숙소죠. (혼자 여행하는데 호텔이나 펜션은 가격이 비싸죠.) 전 다음날 일출을 보러 가려고 성산일출봉 근처 게스트 하우스로 갔습니다. 비수기엔 그냥 가도 될 듯 하지만 성수기엔 예약이 필수일 것 같아요. 예약이 어렵진 않구요. 제주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곳저곳 알아봤는데 가격은 비슷비슷한 것 같고요. 15000원에서 비싼 곳은 20000원 하더라고요. 가족 같은 분위기에 친절한 주인 언니, 오빠 부부가 운영하고 있답니다. 저녁식사쯤 도착했어요. 먼저 와 있던 분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제주 막걸리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성산일출봉으로 향했습니다. 울산에서 온 동생들도 일출 보러 왔다 하여 함께 올랐어요. 나이는 속일 수가 없더군요. 헉헉거리는 저의 속도에 맞춰 올라가 준 그 동생들에게 너무 고마웠어요.

섭지코지 방문

다시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섭지코지로 향했어요.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더군요. 전 풍경에 빠져 한참을 있었어요.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데 돌고래 수십마리가 때를 지어 헤엄쳐 가는 거예요. '제주도에 돌고래가 많이 사는구나'했죠. 나중에 들어보니 운이 좋았다고 해요. 흔히 볼수 없는 광경이라고 하시더군요. genius loci갤러리는 일본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했는데 명상하기 좋은 곳이에요. 섭지에 간다면 꼭 들러보세요. 섭지 안에 던킨이 있어서 그곳에서 내리는 비를 보며 커피를 한잔 했지요. 그리고 찾은 곳은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갔어요. 사실 전 이곳을 전혀 모르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젠 제주에 가면 꼭 들러야 할 곳으로 정했어요. 제주를 사랑한 사진작가시죠. 제주의 아름다움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사진의 멋진 풍경을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어요. 무인카페도 꼭 들러보세요. 비가 와서 더 좋았어요. 분위기 한껏 잡다 왔습니다. 조용하고 커피도 맛있고, 갤러리에서 김영갑 님의 에세이와 사진첩을 구입했어요. 시간이 남아 근처의 허브랜드에 들러 허브차도 한잔 했어요. 해가 기울어 갈 즈음 다시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왔더니 바비큐 파티 준비로 분주했어요. 새로 온 여자분들도 계셨고요. 저에게 마지막 밤이었기에 아쉬움을 사진 찍기로 달랬어요.

바다목장 방문

다음날 바다 목장에 갔습니다. 국내 유일 바다에 있는 목장이래요. 전날과 날씨가 너무 달랐어요. 바람도 많이 불고 추웠어요. 제 몸무게가 조금만 더 가벼웠으면 날아갔을 거에요. 말과 소도 볼 수 있는데 그날은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볼 수 없었지만 너무 멋진 곳이었어요. 귤껍질을 말리는 작업 중이었는데요. 꽃밭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죠. 한약재료로 사용하고 말의 사료로도 쓰인데요. 그리고 다시 이동해서 찾아간 사려니 숲길. 최근 <시크릿가든>에서 나와 찾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눈이 아직도 녹지 않아서 걷기가 힘들었지만 상쾌한 공기로 폐를 채우고 왔어요. 따뜻한 봄이나 여름에 가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비행기 시간에 쫓겨 서둘러 공항으로 향했어요. (하마터면 늦을 뻔했어요.) 미친 듯이 뛰었어요. 티켓팅 해 주신 분께서 제 짐을 들고뛰어 주셨죠. 이렇게 저의 여행이 끝났습니다. 혼자 떠난 저의 첫 여행이 말이죠.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 전 저 스스로가 너무 대견하답니다. 혼자 떠나고 싶지만 막상 엄두가 나지 않으시는 분들 떠나세요. 두려울 것은 없답니다. 친구와 연인과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도 물론 즐겁고 신나지만 혼자 떠난 여행의 설렘, 흥분 그리고 뿌듯함을 느껴보세요.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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