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수목원, 진영, 하동, 순천, 여수 기차 여행 후기

진주수목원, 진영, 하동, 순천, 여수 기차 여행 후기
진주수목원, 진영, 하동, 순천, 여수 기차 여행 후기

먼저 진주수목원으로 갔습니다. 진주수목원의 매력포인트는 역사가 없고 역이 좁다는 것에 있는 듯합니다. 왠지 정이갔습니다. 진주수목원은 가는 길로 너무 예쁩니다. 올망졸망 예쁜 꽃들을 만나면서 걸어갈 수 있어요. 역에서 내리시면 표지판을 따라 걸어가실 수 있어요. 시간이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만 더 있었더라면 너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예쁜 곳도 너무 많고 볼 것도 너무 많은 진주수목원 꼭 한번 가보셨으면 좋겠어요. 진주수목원의 메타세쿼이아 길도 너무 예쁩니다. 근데 워낙 먹는 것 좋아하고 많이 먹어야 되는 저는 이쯤부터 배가 고파옵니다. 봉하마을에서는 총무를 맡고 있는 친구가 김밥 이외에 것을 먹기로 했습니다. 진주수목원에서 기차를 타고 진영에 도착했습니다. 진영역에서 봉하마을까지 가는 수단은 버스와 택시가 있습니다. 버스는 배차시간이 길기 때문에 꼭 먼저 시간을 확인하시길 추천합니다. 택시는 7000원 정도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봉하마을에서의 감정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들이니까 그냥 사진들과 간단한 코멘트로 패스할게요. 사자바위까지 오르기 위해서 원기충전도 할 겸 이쯤에서 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이 날 날씨가 무척 더웠는데요. 시원한 게 먹고 싶었습니다. 마을 입구에 테마식당이라는 곳에서 팔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옆에 있던 봉평메밀국수로 갔습니다. 사람이 많습니다. 그리고 맛있더군요. 더운 날씨 탓도 있겠지만 시원하고 새콤달콤한 것이 맛있었습니다. 특히 물메 밀의 국물 맛이 더운 날 먹기엔 딱이었습니다. 메뉴가 물메 밀국수, 비빔메밀국수, 묵밥, 전 등등이 있는데 저희는 물 하나 비빔 하나를 시켜서 나눠 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비빔보단 물메 밀국수를 더 추천합니다. 양이 좀 적어서 아쉬웠어요. 끝까지 전부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았습니다. 넓은 논과 봉하마을 전체가 시원하게 모두 보입니다. 말로는 다 표현되지 않을 만큼 탁 트여 시원합니다. 내려오다가 정토원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휴식공간도 있는데 너무나 친절하시게 시원한 차를 한잔 내어주셨습니다. 귀여운 강아지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진짜 캐릭터처럼 눈 한쪽만 점박이인 개는 처음 봤어요. 귀여운 닭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내려와서 봉하마을을 한 번 더 천천히 둘러보았습니다. 전시관과 생가도 다시 둘러보았습니다. 너무 늦은 저녁이 되기 전에 버스를 타고 나와 하동으로 기차를 타고 가서 하동의 찜질방에 자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섬진강의 진미

섬진강의 삼대 진미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참게, 재첩, 은어랍니다. 다시 말해 하동에서는 참게, 재첩, 은어를 다 먹을 수 있단 말이죠. 어제 두 끼를 그렇게 1500원 미만의 부실한 음식으로만 먹었더니 전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하동 찜질방은 사실 참 좋았습니다. 여자 수면실이 이렇게 쾌적한 곳은 내일로 하면서 처음이었거든요. 근데 모기들의 영원한 아이콘인 전 하동 모기들에게 본의 아니게 큰 공헌을 한 것을 아침에서야 알았습니다. 옆에 제 친구는 하나도 안 물렸는데 말이죠. 어쨌든 이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재첩국 백반이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일어나서 룰루랄라 재첩국 백반을 먹으러 갔습니다. 지역민분께 여쭤보니 하동의 여여 식당이라는 곳이 가장 재첩국으로 유명하다고 하시네요. 여기 사는 사람들도 거기서 먹는다고 해서 신나게 여여 식당으로 갔습니다. 방송 출연이 많았던 곳인 것 같습니다. 안에 들어가면 많은 연예인분들의 싸인도 있었습니다. 재첩국 백반의 기본상차림 모습입니다. 가격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7000원이었던 것 같습니다. 국도 맛나고 재첩도 맛났지만 일단 서울에서 먹었던 것과 크게 차이도 없고 너무 불친절하셨습니다. 웬만하면 나쁜 말 쓰고 싶지 않지만 너무 퉁명스럽게 말씀하시고 찌는 듯한 더위였는데 에어컨 잠깐만 틀어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여쭈었는데 안 틀어준다고 하시더군요. 이때까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왜냐면 분명히 한번 오고 말 듯한 여행자 차림에다가 나이도 어려 보이고 손님도 저희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저희 뒤에 여섯 분 정도의 50 대중 반대로 보이시는 어르신분들이 들어오셔서 방으로 가셨는데 바로 주인아주머니께서 "야. 저 방에 에어컨 틀어라~" 이렇게 말씀하셔서 솔직히 속이 좀 많이 상했습니다. 이러고 나니까 맛있는 음식도 맛없게 느껴지더라고요. 내일로를 하면 항상 더운 날씨에 실컷 걷고 와서 시장을 반찬삼아 컵라면도 맛나게 먹게 되는데 이 날의 아침은 먹기가 싫었습니다. 그렇게 기대한 섬진강의 재첩국이었는데 참고 참아 먹은 음식이었는데 아침을 마무리하고는 섬진강을 보러 걸어갔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탁하고 놓이는 아름다우면서도 편안한 곳이었습니다. 하얀 모래와 섬진강. 그리고 재첩을 잡으시는 작은 배들 너무 평화로웠습니다. 아침에 속상한 게 다 풀어질 만큼 아름다워 한참을 백사를 따라 걸었네요. 하동에서 느낀 건 직강공사나 이런 게 없이 강에 맞추어 사람이 사는 곳이 생긴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강을 그대로 두고 인위적으로 바꾼 것이 없는 것 같아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간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 바로 하동인 것 같습니다. 옆에 있는 하동송림에 들려서 산책을 하던 중 휴식공간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책도 무료로 볼 수 있고요. 덥던 차에 너무 잘되어 여유롭게 30~40분 정도 소나무도 보면서 책도 읽는 신선놀음을 했습니다. 그곳에 계시던 아저씨분들도 너무 친절하게 잘해주셨습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 시드니 셀던의 책이 있길래 흥미진진하게 봤습니다. 그리고 화개장터로 출발하였습니다.

화개장터 방문과 식사

참고로 화개장터로 가는 길은 꽤멉니다. 저희가 이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했다고 생각되는 사치가 바로 이놈의 택시비입니다. 이런 게 먼지 몰랐어요. 버스시간이 너무 늦게 있어서 택시 탔는데 이렇게 멀 줄이야. 20000원입니다. 꼭 버스시간 확인하시고 가세요. 버스비는 한 사람당 2100원? 2400원 정도랍니다. 꼭 버스 체크하세요. 화개장터에 도착했습니다. 저희가 들어간 곳은 화개장터의 옥화 식당입니다. 먹을 것은 하동 섬진강 참게탕입니다. 근데 생각보다 참 비싸네요. 35000원이랍니다. 하지만 여기는 대한민국 정이 넘치는 곳입니다. 저희가 학생인데 여행하는 중이어서 그런데 밑반찬이나 요런 것을 조금 적게 주시고 조금만 저렴하게 해 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여쭈어보았더니 잠시 후 "그럼, 30000원만 내. 학생들이 돈이 어딨어. 특별히 요렇게 해줄게!"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밥 한 공기를 뚝딱하게 만드는 맛이죠. 특히 아시는 분들은 아시죠. 게의 몸통에 있는 알들과 살을 먹는 재미를. 그리고 국물에 밥을 비벼 탕에 있는 나물을 올리고 쓱쓱 비벼먹으면 진짜 맛있었습니다. 밑반찬들도 참 맛있는데 미처 찍어놓지를 못했네요. 재첩국에 맺혔던 한들이 모두 제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참게도 두 마리에서 두 마리 반 정도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나와서는 바로 옆에 있는 남도대교를 갔는데요. 제가 이번 내일로에서 느끼기에 가장 독특한 장소였습니다. 여기는 경상남돈데 저기는 전라남도 세상엔 참 상징적이고 멋있는 곳들이 많은 것 같아요. 꼭 한번 가보세요. 화개장터에 있는 동안 여우비가 참 많이 내렸습니다. 만족스러운 점심 후 벌교로 가기 위해 순천을 잠시 들렸습니다. 시간이 남아서 저흰 작년에 순천만과 영화 세트장밖에 가보지 않아서 낙안읍성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더랬죠. 그래서 즉흥적으로 낙안읍성으로 갔습니다. 팁을 드리자면 낙안읍성 들리시고 벌교 갔다가 바로 여수 가시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낙안읍성에서 벌교까지 버스로 10분이거든요. 그런데 낙안읍성으로 가는 버스에서 한 어머님께서 여행 중인 저희에게 말씀을 하시길 "벌교로 간다고?! 이 철에 벌교꼬막을 왜 먹어! 난 사시사철 먹다가 7월 8월 꼬막만 안 먹는다 얘들아!" 그래서 귀 얇은 저희는 겨울 내일로에 벌교 가기로 맘먹었습니다. 벌교에 거시기 식당 꼬막정식 12000원입니다.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8월 말부터는 맛있데요. 낙안읍성은 한마디로 옛 삶의 향기가 나는 이야기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올해 가보기를 잘했네요. 옛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곳입니다. 저희도 작년에 순천만이 하이라이트입니다. 낙안읍성은 포기하자 했는데 꼭꼭 가보세요. 너무 곳곳에 볼것들이 많습니다.

+ Recent posts